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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29 항상 무언가를 그리워하다
  2. 2010.03.26 나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다


그리움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미련스럽기 그지없는 감정이고
어찌보면 지친 마음 설레어 두근거리는 로맨틱한 감정이다
그리고 내 가슴속을 언제나 꾹꾹 눌러메우는 감정-
그리움이라는 것은 고양이 털처럼 부드럽고 가늘고 빽빽해서,
폴폴 날리어도 도무지 어떻게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항상 미래와 과거만을 지향해왔다
어설픈 현재는 미래와 과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만 한다
나는 언제나 지나간 과거를 그리워하고
얼른 지금이 지나고 미래가 오기만을 바라는
형편없는 현실도피자다

나는 항상 그 모든것이 그립다
숨쉬지 못하게 바쁘던 뜨거운 햇볕 내리쬐던 어느 여름도 그립고,
벚꽃 산들산들 날리던 따스한 어느날의 산책길도 그립고,
어느 날 온천에 목욕을 하러 가겠다고 새벽같이 일어나 세 시간을 걸었던 시골길,
가끔 기숙사 방에서 밥통으로 빵을 할때 온 방에 어룽어룽 퍼지던 달콤한 빵 내음새,
울 엄마가 김치를 죽죽 찢어 잎에 자꾸만 밀어넣어 주던 김 모락모락나는 고구마의 달달한 맛,
내 얼굴을 익힌 범이가 내 발밑에서 채일만큼 동당동당 따라오며 나옹냐옹 애교를 부리던 그 목소리 그 모든것이 그저 그립다


나는 항상 그렇게 지금 내 손에 없는것만 그리워한다
산에 있으면 바다가 눈물이 날 만큼 그립고
바다에 있으면 발을 동동 구를만큼 산이 그립다
여름에는 겨울이 그립고 겨울에는 여름이 그립고
타국도 그립고 고향도 그립고 꽃향기도 나무향기도 숲길도 공원도 하늘도 구름도
내가 이제껏 살아온 모든것이 그립다


이 얼마나 미련스러운 감정일까
그렇지만 나는 현재에만 감사하기가 싫다
지금 숨을 쉬고 오늘 한 송이 꽃을 보고 웃는 것도
나에게는 분명히 가슴 설레는 일이지만
그만큼 지나온 발자국을 뒤돌아보며
과거를 추억하고 좇고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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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서
소유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마땅히 사람이 노력해야 할 도리이라
모든 것을 버리고 나면 진정 가질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헤프게 빠져나가
움켜쥘 수도 없는 지금조차도 소유하고 싶다
세상 아름다운 모든 것이
부질없이 사라져 가는 것을 알기에
사라지기 전에 소유하고 싶다
모두 사라지지 않게 내 손에 그러모아 쥐고 싶다

어제가 아깝다
작년도 아깝다
내가 이제껏 살아온 모든 날들이 그립고 아쉽다
다시 움켜쥐라 하면 이번엔 더 잘 할 수 있는데 싶어
서성이고 망설이고 계속 아까워만 한다

나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다
가질 수 없어 안타까운 것이 싫고
좋은 것을 떠나보내야 하는 것이 싫다
어차피 죽을 때 모두 놓고 가는 것이라면
살아 생전에 실컷 가져보고나 떠나보내련다

결국은 한낱 먼지가 되어 사라질 것을 안다
그러나 그 먼지가 되기 전에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내 마음 닿는데까지 사랑하고 싶다
훗날 사라지면 그 먼지마저 사랑하고 싶다
Posted by INCH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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